[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한문일 무신사 대표가 최근 회사를 둘러싼 어린이집 미설치 및 재택근무 논란과 관련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한 언론 매체의 취재과정에서 대표 발표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무신사는 한문일 대표 명의로 사내 공지 이메일을 통해 9월 이내에 영·유아 자녀가 있는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위탁 보육을 즉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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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일 무신사 대표. [사진=무신사] |
이는 앞서 무신사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신사옥 구축 당시 직장 어린이집 건립을 계획했지만, 실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설립이 무산됐다. 게다가 재택근무까지 폐지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내 분위기가 흉흉해진 상황이다.
특히 올해 5월 무신사에 합류한 CFO의 발언이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당시 최영준 CFO는 직원들과의 타운홀미팅에서 “어린이집 설립보다 벌금이 더 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임직원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이같은 논란이 커지자 급기야 한 대표가 직접 나서 진압에 나섰다.
한문일 대표는 임직원 전체 메일을 통해 “무신사 임직원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발생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함께 노력하는 구성원들의 컨센서스를 모으는 것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앞으로 임직원 분들의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듣겠다”라고 말했다.
13일 한경비즈니스 보도에 따르면, 무신사는 최근 논란이 된 어린이집 미설치 사안을 잠재우기 위해 영·유아 자녀를 두고 보육 수요가 있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18일부터 즉시 위탁 보육 지원을 시행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체 임직원에 발송했다.
무신사 측은 해당 매체를 통해 “위탁보육이 영·유아보호법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직장 내 어린이집 설치가 어려울 경우 지역의 보육기관과 연계해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며 “보육비의 절반인 50%를 회사가 부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신사 측은 “무신사 본사 인근 보육기관과 연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담당부서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한경비즈니스 취재 결과 무신사가 발표한 내용은 사실과 달랐다. 일반적으로 어린이집 등과 같은 보육기관과 기업이 위탁 보육을 맺을 경우 협약을 진행하게 되는데, 현재 무신사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인근의 보육기관은 없는 상황이다. 무신사 본사 주변인 성동구 성수동2가 인근에는 총 5개의 보육기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에 무신사 측은 “사업장 인근 어린이집은 정원 초과 등의 이유로 연계가 어렵다”며 “임직원들의 자녀가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과 연계해 50%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말을 바꿨다.
이와 관련 무신사 인근 어린이집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무신사 측으로부터 위탁 보육에 대한 연락을 아예 받은 적이 없고, 무신사 직원 가운데 위탁보육 희망자 93명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무신사 측의 ‘말 바꾸기’가 논란만 더욱 키운 셈이다.
이와 관련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는 보육이 필요한 자녀를 둔 모든 임직원 편의를 위해 지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현재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을 그대로 이용하면서도 위탁 보육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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