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법 개정안, 국회 입법 지연…K-방산 30조원 ‘날릴 판’

윤대헌 기자 / 기사승인 : 2024-01-22 16: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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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뉴스 = 윤대헌 기자] 폴란드에 대한 30조원 규모의 무기 수출이 국회 입법 지연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수출입은행법(이하 수은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6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오는 4월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21대 국회의원의 임기 내 처리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국내 방산 업계는 어렵사리 체결된 1차 수출보다 규모가 더 큰 2차 수출이 국회에 발목을 잡힐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사진=한화]

 

22일 국회 및 방산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법은 법정자본금 한도를 높이는 것으로, 앞서 여야는 자본금 한도를 현행 15조원에서 25조~35조원으로 늘리는 수은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따라서 내달 8일까지 진행되는 임시국회에서 수은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오는 4월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21대 국회의원의 임기 내 처리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이 경우 폴란드에 대한 2차 무기 수출 계약은 축소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폴란드 정부는 앞서 지난 2022년 7월 2차 무기 수출과 관련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FA-50 전투기 48대, 한화디펜스(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672문, 현대로템의 K2 전차 980대를 도입하기로 하고 한국 측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같은 해 8월 17조원 규모의 1차 본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1차 사업은 양산·납품이 진행 중이다.

 

양 국간 무기 수출 계약은 한국이 폴란드에 무기 수입을 위한 돈을 우선 빌려주고, 폴란드는 향후 이 돈을 갚는 것이다. 

 

약 30조원 규모의 2차 수출은 그러나 당초 1차 사업 금융지원을 담당했던 수은이 신용공여 한도 제한으로 2차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계약이 제자리를 걷고 있다.

 

현행 수은법상 수은은 특정 대출자(대기업집단)에 대해 자기 자본(15조원)의 40%(6조원) 이상을 대출할 수가 없다. 수은은 앞서 1차 사업 당시 이미 6조원의 신용공여를 제공해 한도가 없는 것이다.

 

이에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30조원, 양기대·정송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각 35조, 25조원으로 수은 자본금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은의 대출을 받는 것이 기업이 아닌 특정 국가나 정부일 경우에는 자기자본의 40%를 넘겨서 대출을 해줄 수 있게 하는 법안을 내놨다.

 

방위산업은 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및 장기화로 추진되고, 향후 사우디 네옴시티 건설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 초대형 사업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실제로 지난 2000년대 초 헝가리, 체코, 폴란드는 NATO 가입에 따라 당시 소련제 MiG-21 NATO 호환 전투기로 교체하는 수요가 발생했지만, 미국은 소극적인 금융지원책으로 체코 수출 전투기 물량을 스웨덴에 빼앗긴 바 있다.

 

이후 미국은 계약당 1억달러 수준의 차관을 조단위로 늘려 폴란드 정부에 100% 대출 지원 제공으로 F-16 전투기 48기 계약을 체결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열린 국정감사에서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이 실패되면 세계시장에서 K-방산의 위상 및 신뢰도가 하락해 시장 자체를 빼앗길 가능성까지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폴란드는 지난해 10월 열린 총선으로 8년 만에 정권이 교체돼 새 연립정부의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집권한 상황이다.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지난해 전 정권에서 체결한 한국과의 방산 계약과 관련 로이터 통신을 통해 “한국에서 제공하기로 한 융자금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우려를 표명하며 “한국과의 방산 계약을 다시 들여다보겠지만, 계약을 지속할 작정이다”라고 말해 정부와 국회의 수은법 개정안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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